로빈 후드 Robin\'s Hood

.저예산 레즈비언 로맨스 겸 모험 영화인〈로빈 후드〉에서 유혹적인 여성과 그녀에게 반한 젊은 여성이 함께 일련의 범죄 행각을 벌인다.
환멸을 느끼는 한편 셔우드숲(실제로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환상에 빠져 사는 사회 복지사 로빈은 직업에 대한 좌절감으로 인해 삶을 재설계하게 되기 전까지는 자신이 진정으로 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뇌쇄적인 흑인 양성애자(케이티 V. 터너)는 부치 자동차 정비공인 동시에 도둑이기도 한 프랑스인 브루클린(클로디 케이츠)과 조우한다, 세상 물정에 밝은 브루클린은 마지못해하는 로빈에게 여러모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정당한 범죄의 삶과 강렬하면서도 시적인 연애가 시작되자 모험에 빠지게 된다. ‘부자한테 털어서 가난한 사람한테 주는’ 과정에서 이들 무법자는 인종 차별과 부패한 경찰이 야기하는 탄압과 빈곤에 맞서 싸운다. 그러나 열정과 강도질이 뒤섞이고 폭발하면서 두 주인공은 급기야 위험에 놓이게 된다. 힙합과 빈민가의 리듬을 배경으로 하는〈로빈 후드〉는 진정 블루칼라 동화라고 할 수 있다.
사라 밀만 감독의 첫 장편인〈로빈 후드〉의 제작비 일부분은 샌프란시스코의 카스트로 지구에 가판을 벌여서 모은 수익금과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두 낭만주의자의 경계하는 시선 안에서 이 작품은 일상적인 문제를 신선하게 풀어나간다.
(2006년 제7회 퀴어문화축제_무지개영화제 : 퀴어 해피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