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철 Pig Iron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강철의 제조과정과 비슷하다. 탄광에서 철광석을 캐내듯, 머리 속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낸다. 고온으로 가열된 철광석은 정제과정을 거쳐 선철이 되고, 아이디어는 걸러지고 합쳐져서 영화의 소재·주제·줄거리가 된다. 독일 HKL제철소에서 촬영된 은 용광로에서 나온 선철을 강철공장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강철이 되기 위한 그 긴 여정은, 영화라는 매체를 제련하는 감독의 뚝심과 닮아있다. 그래서 감동적이다. 전주에 돌아온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의 거장, 제임스 베닝의 짧고 굵은 한방이다.

은 30분의 단편극영화이다. 철광석을 용광로에서 고온으로 가열시켜 선철을 만들고, 이 선철은 강철의 재료가 된다. 강철은 연속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선철은 기차를 통해 용광로로부터 강철 공장으로 옮겨진다. 이때 선철을 실은 기차는 무선 조종으로 운행된다. 독일 뒤스부르크의 HKL 제철소에서 촬영되었다.

연출의도

특별하지는 않지만, 내게는 아주 단순한 영화철학이 있다. 우선 내가 원하는 장소로 가서 가까이 바라보고 소리를 듣는다. 보고 들었던 그것을 영화로 구현하며, 세상에 위치한 나만의 공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한다. 이번 작업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형식이 부여하는 시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9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이 상영되면서 나의 작업 스타일이나 나 자신에 대해 한국 관객에게 소개가 이루어졌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서는 내 영화를 본 관객들이 친구들과 함께 다시 내 영화를 보고 싶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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