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부르는 천사 Wind Man Chelovek-veter

는 초현실적인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한바탕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카자흐스탄 외곽의 한 마을, 한 어린 소년이 우연히 베일을 쓴 낯선 자의 얼굴을 본 후 죽을병에 걸린다. 유성이 떨어진 어느 날, 소년의 집 헛간에 부러진 날개를 단 노인이 나타나면서 그의 병은 씻은 듯 완치된다. 그러나 미신을 믿는 마을 사람들은 노인이 나타난 후 마을에 나쁜 일이 벌어진다며 두려워한다. 게다가 관료들은 신비로운 힘을 가진 노인을 자신들의 탐욕스런 목적에 이용하려 눈독을 들인다. 그를 믿고 돌봐주는 사람은 오직 순수한 마음을 가진 어린 소년과 젊은 그의 부모뿐이다.

노인은 천사로 추정되지만, 영화 속에서는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는 단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믿음의 정도를 눈으로 보여 주는 매개체일 뿐이다. 시나리오 작가로 이름을 알려온 쿠아트 아크메토프 감독은 카자흐스탄 사람들의 토속적인 유머와 사회적인 비판을 곁들여 한 편의 동화를 창조해 낸다. 영화 속에 나타난 풍자와 해학 속에는 인간군상을 꿰뚫어 보려는 감독의 의도가 숨어있다. 카자흐스탄 민속음악이 흐르는 황량한 풍광, 시대를 벗어난 듯 한 인물들의 복장, 만화 같은 캐릭터의 조합은 이 비현실적인 동화에 십분 일조한다. (2008년 12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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