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움직임 Wrong Moves(Faux Mouvements)

영화란 움직임의 환영에 관계하는 것이다. 필름 슬라이드는 연속된 개인적 사진들로 구성된다. 파이 현상은 어떻게 인간의 두뇌가 프레임들 사이의 어두운 간극을 부드러운 움직임의 환영으로 채워놓으면서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의 연결을 창출해내는지를 설명해준다. 움직임의 지각은 대뇌 피질의 17번째 및 18번째 구역에서 처리된다. V1과 V2의 뉴런들이 움직이는 물체와 그 속도와 방향, 그리고 시각영역에서의 전반적인 움직임의 식별에 관여한다.

이렇게 식별된 정보는 모든 자극이 모이는 V5/MT로 전달되어 보다 특정한 지각, 예를 들어 상승하는 움직임이라든가 앞으로 전진하는 움직임 등의 보다 구체적인 지각을 인식하게 하는 특정한 뉴런들과 만나게 된다. 이와 같은 지각과정을 교란시킬 수도 있다. 세포는 움직임의 자극에 적응하게 되는데, 그와 같은 자극이 없을 경우 반대의 지각행위가 나타나기도 한다.

돌아가는 나선형 구조의 중심을 응시하게 하면 전진 감지기가 그 자극에 순응하게 되고, 이 때 기차를 찍은 스틸 사진을 보게 되면 이 사진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색의 인식과 빛의 명멸로 인해 필름 슬라이드에는 없지만 영사 시에 보게 되는 유령 색깔들에 집중했던 내 이전 영화인 “샤를마뉴 2: 필처”에서부터 시작된 연구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다.

“잘못된 움직임”에서는 전진과 후진의 움직임이 함께 일어나고 다른 방향을 하고 있는 움직임이 결합된다. 우리는 실제로는 정지되어 있는 이미지들의 움직임을 지각하고 있다. 우리는 또한 필름 릴의 나선형 구조와 필름 처리작업의 네가티브 및 포지티브에도 접근해 볼 수 있다.

음악은 파리에 소재한 야니스 세나키스 뮤직 크리에이션 스쿨의 제라르 파프가 담당했다. 거친 합성음을 사용하여 그는 내가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것을 귀로 듣는 듯한 효과, 곧 공간 움직임의 환각을 이루어냈다.

이 영화는 파리의 자가 필름 랩인 라보미나블르에서 만들어졌다. 촬영, 핸드 프로세싱, 편집, 네가 컷, 파이널 프린트 등 모든 작업을 내 스스로 완료하였다. 작업에 있어 어떠한 컴퓨터 프로그램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 작품이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에도 충분히 만들어졌을 수 있을 정도로 기본적인 기자재만을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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